가볍게 Dissolve
Ye Eun An
언젠가 머리가 모두 비워지는 날엔
저기 저 높고도 푸른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언젠가 마음이 모두 비워지는 날엔
저기 저 자유로운 새들과 인사할 수 있을까?
아직은 주저앉을 만큼 무거운 짐이 아닌데
얼마나 강해져야 할까? 지금은 왜 이리 여릴까?
아, 거대한 세상 나는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점
내일 사라져도 모를 그 수많은 별의 조각이 모여
만들어진 이 우주가 흩어지는 날에 함께 갈래
아직은 넘지 못할 만큼 가파른 산이 아닌데
얼마나 무뎌져야 할까? 지금은 왜 이리 아플까?
아, 거대한 세상 나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점
내일 사라져도 모를 그 수많은 별의 조각이 모여
만들어진 이 우주가 쏟아지는 날에 함께 갈래
이 우주와 이별하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