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톰톰

창문밖에 비가 내리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빗소리가 나의 말소릴 살며시 뒤덮는 순간
나는 난파된 방 안에 갇혀있었어

담요처럼 포근한 어둠, 일렁이는 음악 아래서
너의 입술을 떠올리며 허공에 입을 맞췄어
나는 난파된 방 안에 갇혀있었어

난 흘러가고 또 흘러가고 또
넌 흘러가고 또 멀어지고 또

난 흘러가고 또 흘러가고 또
넌 흘러가고 또 멀어지고 또

난 흘러가고 또 흘러가고 한번더
넌 흘러가고 또 멀어지고 또

끝없이 휩쓸려가는 이 작은 공간 속에 난
무거운 기억에 잠겨 서서히 가라앉고 있어

(오래전에 넌 여기서 벗어났는데)

오늘이 마지막인 듯 세상은 물에 잠기고
네가 있던 그 자리엔 습한 공기만 남았어

(두 팔을 벌려 널 안아보려 해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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