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늘 그랬듯 오늘도
당신의 사진을 보며 잠에서 깨어나요
그댄 술이 덜 깬 날 보고 웃죠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어제 입었던 옷들을 보면서
힘겹게 수화기를 들어보죠

그대 번홀 누르다가 멈쳤죠
아참 우린 어제 헤어졌었죠
그래서 내 눈도 이리 부어있군요
돌아오던 길 너무 서글퍼 조금 울었죠

잘 잤나요 오늘은 그대가 좋아하는 흐릿한 날씨에요
이런 날은 오후에 꼭 만나곤 했죠
일어나요 오늘은 그대가 아침 일찍 수업 있는 날예요
아 벌써 집을 나섰을지 모르겠군요
그래요 취한 건 나 혼자였었죠

술이 덜 깨면 머리가 아팠었는데
오늘은 가슴이 더 아프네요
방안엔 왜이리 그대 생각날 물건 많이 있는지
한동안 그냥 놔둘게요

나 이제는 어떻게 하나요
잊으려면 나도 바빠야겠죠
근데 오늘따라 아무 약속 없네요

오랜만에 친구들 볼게요
그댈 모르는 예전 친구들을
그들은 그대 안부 묻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지우려고 노력할게요

아득히 느껴져요 그댈 완전히 잊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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